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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에 대한 이야기

by jjmom2 2025. 6. 10.
블랙홀(영어: black hole, 黑洞)[4]은 중성자 별이 되지 못한 항성이 진화의 최종단계에서 폭발 후 수축되어 생성된 것으로 추측되는, 강력한 밀도와 중력으로 전자기 복사, 빛을 포함한 그 무엇도 빠져나올 수 없는 시공간 영역이다.[5] 일반 상대성이론은 충분히 밀집된 질량이 시공을 뒤틀어 블랙홀을 형성할 수 있음을 예측한다.[6][7] 블랙홀로부터의 탈출이 불가능해지는 경계를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이라고 한다. 어떤 물체가 사건의 지평선을 넘어갈 경우, 그 물체에게는 파멸적 영향이 가해지겠지만, 바깥 관찰자에게는 속도가 점점 느려져 그 경계에 영원히 닿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블랙홀은 빛을 반사하지 않기에 이상적 흑체처럼 행동한다.[8][9] 또한 휘어진 시공간의 양자장론에 따르면 사건의 지평선은 블랙홀의 질량에 반비례하는 온도를 가진 흑체 같은 스펙트럼의 열복사를 방출하며, 이를 호킹 복사라고 한다. 항성질량급 블랙홀의 경우 이 온도가 수십억분의 1 켈빈 수준이기에 그 열복사를 관측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불가능하다. 중력장이 너무 강해서 빛이 탈출할 수 없는 천체의 개념은 18세기에 존 미첼과 피에르시몽 드 라플라스 후작이 처음 생각해냈으며, 블랙홀로 특징지어지는 일반상대론의 최초의 근대적 해는 1916년 카를 슈바르츠실트가 발견했다. 다만 아무것도 탈출할 수 없는 공간상의 영역이라는 해석은 1958년 데이비드 핀켈스타인의 논문에서 처음 등장했다. 블랙홀은 오랫동안 수학적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1960년대에는 블랙홀이 일반상대론에서 유도됨을 증명하는 이론적 연구들이 행해졌다. 중성자별의 발견은 중력붕괴한 밀집성이 천체물리학적 실체로서 존재할 가능성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켰다. 항성질량급 블랙홀은 매우 질량이 큰 항성들이 수명이 다했을 때 붕괴하여 만들어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블랙홀은 형성된 뒤에도 주위의 질량을 흡수하여 성장할 수 있다. 다른 항성을 흡수하거나 블랙홀들끼리 융합하면서 수백만 M☉에 달하는 초대질량 블랙홀이 형성될 수 있으며, 대부분의 은하의 중심에는 초대질량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것이 과학계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블랙홀의 안을 들여다볼 수는 없지만, 블랙홀이 다른 물질과 상호작용하는 것을 통해 그 성질을 알아낼 수 있다. 블랙홀 위로 낙하한 물질은 강착원반을 형성하고, 원반은 마찰열로 인해 뜨거워져 열복사로 빛난다. 우주에서 가장 밝은 천체인 퀘이사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블랙홀 주위를 공전하는 다른 항성이 있을 경우, 그 궤도를 통해 블랙홀의 질량과 위치를 비정할 수 있다. 이러한 관측을 통해 중성자별을 비롯한 다른 유사 천체들을 제외함으로써 천문학자들은 블랙홀 후보들이 포함된 쌍성계를 셀 수 없이 많이 발견해냈고, 우리은하 중심 방향에 존재하는 전파원 궁수자리 A*가 4백 3십만 M☉의 초대질량 블랙홀임을 밝혔다. 2016년 2월 11일, LIGO 합동연구진은 두 개의 블랙홀이 서로 융합하면서 발생한 중력파를 감지함으로써 역사상 최초의 중력파 관측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최초의 중력파 관측이며 동시에 최초로 블랙홀 쌍성계 융합이 관측된 사례이기도 하다.[10] 2019년 4월 10일, 대한민국에서도 정태현 등 10명의 연구진의 참여한 EHT(사건지평선망원경,EHT·Event Horizon Telescope)연구팀은 처녀자리 A 은하에서 인류 최초로 찍은 블랙홀의 사진을 공개했다. 전파망원경의 파장을 작게 만들거나 망원경을 크게 만들어 해상도를 높여 촬영할 수 있었다 1.3mm 수준의 작은 전파를 사용해 지구 전역에 흩어진 8대의 전파망원경들을 동시에 써 사실상 지구 크기의 전파망원경을 쓴 것과 같은 효과를 냈다. 연구 결과 사진의 블랙홀은 블랙홀 뒤에서 온 빛이나 주변에서 발생한 빛이 블랙홀의 중력에 의해 휘감겨 형성된 고리 모양의 구조 안쪽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공간은 내부의 빛이 빠져나오지 못해 형성되어 '블랙홀의 그림자'라고 불린다.[11][12] 위키낱말사전에 블랙홀 주제와 관련된 항목이 있습니다. 역사 대마젤란운 앞에 블랙홀이 있을 경우를 시뮬레이션한 사진. 중력렌즈 효과로 대마젤란운이 두 개의 확대된, 그러나 매우 왜곡된 상으로 보이게 됨에 주목. 위쪽에 보이는 호선은 우리은하 원반이 마찬가지로 왜곡된 것이다. 질량이 너무 커서 빛조차 탈출할 수 없는 존재에 대한 개념은 존 미첼이 1783년 왕립학회의 헨리 캐번디시에게 쓴 서한에서 처음 발견된다. “ 만약 태양과 같은 밀도를 가진 어떤 구체의 반지름이 태양의 500분의 1로 줄어든다면, 무한한 높이에서 그 구체로 낙하하는 물체는 표면에서 빛의 속도보다 빠른 속도를 얻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빛이 다른 물체들과 마찬가지로 관성량에 비례하는 인력을 받게 된다면, 그러한 구체에서 방출되는 모든 빛은 구체의 자체 중력으로 인해 구체로 되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 — [13] 1796년, 수학자 피에르시몽 드 라플라스 후작이 저서 《우주체계 해설》 제1판과 제2판에서 같은 개념을 이야기했다(제3판 이후로는 관련 내용이 삭제되었다).[14][15] 이러한 “어둑별” 개념은 19세기 이전까지 거의 무시되었는데, 질량이 없는 파동인 빛이 중력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16] 일반상대성이론 1915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이론을 고안하여 중력이 빛의 운동에 영향을 미침을 보였다. 불과 몇 개월 뒤, 카를 슈바르츠실트가 점질량과 구질량의 중력장을 기술하는 아인슈타인 방정식의 해를 구하였다(슈바르츠실트 계량).[17] 슈바르츠실트로부터 또 몇 개월 뒤, 헨드릭 로런츠의 지도학생인 요하네스 드로스터가 슈바르츠실트와 독립적으로 점질량에 대한 동일한 해를 구하였고, 그 성질을 보다 광범하게 기술하였다.[18][19] 이 해는 아인슈타인 방정식의 일부 항이 무한대가 되는 중력 특이점을 가지는 특이행동을 보이는데, 이것을 오늘날 슈바르츠실트 반경이라고 부른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 표면의 성질은 확실하게 이해되지 않았다. 1924년, 아서 스탠리 에딩턴이 좌표계의 수정을 통해(에딩턴-핀켈스타인 좌표계) 중력 특이점을 없앨 수 있음을 보였으나, 슈바르츠실트 반경의 특이점이 비물리적 좌표 특이점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은 1933년에야 조르주 르메트르가 밝혀내었다.[20] 한편 아서 에딩턴은 1926년 저서에서 어떤 별이 슈바르츠실트 반경 이하의 크기로 짜부라들 가능성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논하였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베텔게우스 같은 거대한 별들이 무지막지한 밀도를 가지는 것을 불가능하게 한다. 이유인즉 “반경 2억 5천만 킬로미터의 항성은 태양만큼 높은 밀도를 가질 수 없다. 우선 중력이 너무 커져서 빛이 그 별에서 탈출할 수 없을 것이며, 마치 지구로 되떨어지는 돌처럼 빛살이 별로 되떨어지게 될 것이다. 둘째로 스펙트럼선의 적색편이가 너무 커서 스펙트럼이 소멸할 지경으로 편이할 것이다. 셋째로 질량이 너무 큰 만큼 시공간에 대한 왜곡도 크게 발생하여 공간이 별을 아물어 숨겨 버릴 것이다."[21][22] 1931년, 수브라마니안 찬드라세카르는 특수상대론을 이용하여 전자축퇴물질로 이루어진 회전하지 않는 천체는 특정 임계 질량(찬드라세카르 한계. 1.4 M☉)을 넘어서면 안정적인 해가 존재할 수 없음을 보였다.[23] 그러나 에딩턴, 란다우를 비롯한 당대의 학자들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과정이 붕괴를 막을 수 있다는 이유로 찬드라세카르의 주장을 반대했다.[24] 이들 기성 학자들의 주장은 부분적으로는 옳았다. 찬드라세카르 한계를 넘어서는 백색왜성(전자축퇴압으로 형태를 유지)은 붕괴를 일으켜 중성자별(중성자축퇴압으로 형태를 유지)이 되며,[25] 파울리 배타 원리에 의해 안정해진다. 그러나 1939년, 로버트 오펜하이머 등은 질량 3 M☉(톨먼–오펜하이머–볼코프 한계)를 넘어서는 중성자별은 찬드라세카르 한계와 같은 이유로 붕괴하게 됨을 보였으며, 어떤 물리 법칙으로도 일부 별이 블랙홀의 지경까지 붕괴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 결론 내린다.[26] 오펜하이머와 그의 공저자들은 슈바르츠실트 반경 경계에서 발생하는 특이점을 시간이 멈추는 거품의 경계라고 해석했다. 이것은 블랙홀 외부의 관찰자들이 보기에는 타당한 해석이지만(블랙홀 밖에서 보기에는 블랙홀 안으로 떨어지는 물체가 점점 느려지는 것처럼 보인다) 블랙홀 안으로 떨어지고 있는 관찰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 성질 때문에 중성자별이 재차 붕괴한 밀집성을 "결빙성(frozen stars)"이라고 불렀는데,[27] 외부 관찰자가 보기에 별의 표면이 별이 슈바르츠실트 반경 이하로 붕괴하는 순간 이후 변화 없이 "얼어붙어" 버린 것처럼 보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